간디칼럼


[교사칼럼] 재현이 생각은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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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현이 생각은 어때?

 

권재현

 

나의 삶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기자단 경험을 빼놓을 수 없다. 고등학교 시절 성적이 낮으면 원숭이라고 말하던 담임선생님, 그리고 교실 안의 여러 경쟁과 비교 속에서 나는 설 자리를 찾지 못하고 위축되어 갔다. 그러던 어느 날, 사회 선생님께서 시민단체에서 운영하는 청소년 기자단을 하면 봉사시간을 주는데 해볼 생각이 있겠냐고 물어보셨다. 처음에는 봉사시간을 채울 수 있다는 생각으로 갔다. 조금 허름해 보이는 장소 안에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있었다. 거실 같은 곳에서 옹기종기 모여서, 지식e를 보며 여러 가지 사회 이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생각이 난다. 사람들의 이야기를 한창 듣고 있던 어느 순간, 모두의 시선이 내게 향했다. 그들은 나의 의견을 물어보았다. 

 

“재현이 생각은 어때?”

 

처음에는 당황스러웠다. 그런데 갈 때마다 사람들은 나의 의견을 물어봐 주었다. 하지만 나중에는 그 시간을 가장 기다리게 되었다. “재현이 생각은 어때?”라고 누군가 물으면, 모두의 눈과 귀가 내게 향하는 그 순간이 어느새 가장 기다려지는 시간이 되었다. 단순히 봉사를 하러 갔던 곳이었는데, 나에게는 봉사보다 더 큰 ‘관계’라는 것이 들어왔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는 봉사시간이 아니라 그곳의 사람들이 좋아서 가게 된 것 같다.

기자단에서는 단순히 공부만 한 것은 아니었다. 직접 현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기억이 나는 건 인권조례 시위였는데, 솔직히 겁도 나고 굳이 해야 하나 망설여지기도 했다. 하지만 시위를 나가는 데에 묘한 카타르시스가 느껴졌다. 나도 내 생각이 있는 존재임을, 내 생각도 존중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되었다. 그곳에서의 경험은 나를 정말 많이 바꾸어 놓았다. 그리고 나만의 꿈을 가지게 되었다. 사회부 기자라는 꿈을.

간디학교에 있다 보면 그때의 내가 생각난다. 비교하고 경쟁하는 관계에 지쳤던 나에게 기자단은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발견하게 해준 곳이었다. 함께 배우고, 함께 살아가는 이곳에서도 아이들은 조금씩 자신만의 질문을 만들어간다. 때로는 불안하고 흔들리기도 하지만, 아이들은 꺾이지 않은 채 자신만의 속도로 걸어가고 있다. 

내 인생을 바꾼 시작점이 어디냐고 물으면 나는 주저 없이 기자단을 말할 것이다. 기자단은 내게 다른 세상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우리 학교도 아이들에게 그런 기억으로 남았으면 좋겠다.